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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물질 냉각 후 원자 배열 확인
섭씨 20도의 상온(왼쪽)과 영하 170도의 극저온에서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각각 촬영한 황화합물의 모습. 극저온에선 원자들의 오톨도톨한 형태가 선명하게 보인다. UNIST 제공국내 연구진이 폭발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All Solid State Battery)’를 만드는 데 활용될 기초 기술을 개발했다.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정윤석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황화합물 고체 전해질’ 구조를 원자 단위에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최신호에 실렸다.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수 있는 대표적 이차전지인 리튬 이온 전지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전지가 작동하려면 이온 물질이 ‘전해질’이라는 전지 속 통로를 오가야 하는데, 문제는 전해질이 액체라는 점이다. 액체 전해질은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폭발 위험이 크다.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고 전지 용량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체 전해질에선 원자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온이 어느 길로 다니는지 알아내기가 어려웠고, 이 때문에 전해질의 성능을 높일 방법을 찾기 힘들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고체 전해질의 내부 구조를 정확히 들여다봐야 하지만 그동안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고체 전해질의 유력한 원료물질인 ‘황화합물’을 액체질소를 이용해 영하 170도로 급속 냉각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황화합물의 내부 구조를 알아내려면 투과전자현미경을 써야 하는데, 꽁꽁 얼려 전자현미경이 내뿜는 강력한 전자빔에 맞아 구조가 부스러지는 일을 막은 것이다.
연구팀은 극저온 냉각 방법을 통해 황화합물이 주사위 모양의 원자 배열을 지녔다는 점을 확인했다. 극저온을 이용한 전자현미경 촬영은 살아 있는 세포나 미생물을 관찰하는 데 쓰여왔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응용한 것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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