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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F이슈]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공소시효 390분 전 체포
  글쓴이 : 주우휘     날짜 : 19-10-20 18:08     조회 : 5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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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가 완성됐지만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살인범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만료 직전 '극적 검거' 사건들…수사관 집념과학수사로 성과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잘못을 전하면 제 죗값을 빠르게 치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2004년 8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주부를 살해하고 같은 해 강북구 미아동에서 2건의 살인미수를 저지른 이모(54) 씨가 경찰에 보낸 편지 중 일부다. 9명을 살해한 '석촌동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기도 한 그는 무기수로 복역 중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끈질긴 조사로 공소시효 완성을 앞두고 자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되는 등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사건의 진범이 연이어 잡히고 있다. 수사기관의 노력과 과학기술 발달이 합쳐진 성과다. 장기 미제사건 해결은 사회 안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전담 수사 인력은 각 지방경찰청마다 10명을 넘기지 못한다.

◆"먼저 죽지 말게, 반드시 잡을 테니"

33년 만에 용의자를 특정한 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였던 하승균 전 총경은 사건 공소시효를 1년 앞두고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범인에게 "나보다 먼저 죽지 말라. 후배들이 반드시 자네를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 전 총경의 정년퇴직 역시 1년 앞둔 때였다.

공소시효를 5일 앞둔 8월 재판에 넘겨진 이씨 역시 '반드시 잡겠다'는 경찰의 집념에 범행을 실토했다. 유력한 용의자 이씨가 지방 교도소에 수감된 걸 안 경찰은 약 8개월 간 옥중 용의자와 편지를 주고받고 직접 찾아가 조사를 벌인 끝에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할 수 있었다. 이씨는 공소시효를 5일 앞둔 지난 8월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시효를 앞두고 끈질긴 조사 끝에 살인범을 검거한 사례는 또 있다. 2013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은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50대 여성 신모 씨와 내연남 60대 남성 채모 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1998년 12월 신씨의 전 남편을 둔기로 살해한 후 차량에 시신을 싣고 2km 아래 돼지축사로 밀어 교통사고로 위장했다. 당시 경찰 역시 타살을 의심했으나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를 종결했다. 15년이 지난 2013년 9월 경찰은 당시 사건기록을 검토하며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수사한 결과 공소시효 완성을 25일 앞둔 시점에 재판에 넘길 수 있었다. 이들은 이듬해 6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더팩트DB

◆발전한 과학수사, 가장 확실한 '물증'

과학수사 발달로 공소시효 완성을 앞둔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과거 기술과 장비의 한계로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발전된 기술로 재수사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14년 7월 부산 동래경찰서는 40대 남성 김모 씨를 10년 전 술집에서 업주를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공소시효 10년)로 입건했다. 10년 전 사건현장의 맥주병에서 지문을 발견했지만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해 미궁에 빠진 사건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10년간 데이터베이스와 지속적으로 대조·분석한 결과 김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체포 당시 김씨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경찰이 제시한 지문 감식 결과를 보고 범행을 자백했다.

2007년 8월 경상남도 통영의 한 여관에서 함께 있던 다방 여성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갈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 범인의 유전자를 발견했지만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현장의 담배꽁초를 감식해 공소시효 만료 전날 극적으로 검거했다. 검찰 내 비위를 고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공로로 유명한 이 사건은 2017년 8월 24일 시효 완성 8시간 전에 용의자를 특정했고 경찰의 협력으로 6시간 30분 전 용의자를 긴급체포했다. 체포된 후 6시간 동안 범행을 부인했던 범인은 자신의 유전자 감식 결과물을 보고 혐의를 인정했다.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이 9월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영화같은 검거' 뒤 수사환경은 척박

일선의 수사관 역시 공소시효 완성을 앞둔 사건 해결에 절박하지만 부족한 인력과 업무환경으로 수사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을 비롯해 각 지방경찰청에 꾸려진 미제수사팀의 수사 인력은 2019년 10월 기준 전국 73명이 전부다. 이마저도 서울지방경찰청의 9명이 가장 나은 처지다. 경찰 관계자는 "미제사건은 금방 발생한 사건과 달리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이 이미 은퇴했고 습기 등으로 증거물 보존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미제사건 수사팀도 각 지방경찰청마다 2~9명에 불과한데다 수사 난이도에 비해 특진 등 보상이 뚜렷한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사건 해결을 염원해 제보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관련 제보를 계속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기법이 발달해 옛날에는 포기했던 사건도 증거만 있다면 진범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사기관에서 진실을 규명한다는 건 곧 우리 사회 정의의 구현"이라며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다는 생각을 심어줘 잠재적 범죄자의 범행 의지가 위축되는 효과도 있다. 우리 사회 안전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ilraoh_@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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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 與野 찬반 팽팽, 노무현정부 데자뷔
"檢특수부 폐지하고 다시 특수부 만든다" 비판도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수부에서 밤 늦게까지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오고있는 모습. [중앙포토]
"검찰을 손볼 수 있는 데가 없으면 절대 안된다…그것을 공수처라 생각하셨어요"

2011년 출간된 『문재인·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 나오는 문희상(74) 국회의장(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의 회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에도 이와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실패한 것에 대해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 대가라 생각한다"고 후회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한 시민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與 "檢 견제할 기관 반드시 필요"
현재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설치 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검찰을 견제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야당 탄압용 사정기관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공수처는 또 다른 괴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란 절대 불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정치권을 넘어 법조계에서도 공수처 설치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거세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의 답변을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59) 검찰총장은 17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공직 비리를 여러 군데에서 수사하면 서로 견제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공수처의 검찰 견제론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를 반대하는 측에선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가 권한을 남용하면 그건 누가 견제하냐"(민주당 금태섭 의원)고 의문을 제기한다.

"공수처, 검찰의 또다른 특수부 될 수도"
공수처가 "'검찰의 작은집이나 옥상옥이 될 것"이라거나 "이름만 달리한 검찰 특수부를 만드는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회 패스트트랙을 통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공수처 법안 모두 공수처에 공수처 검사 25명, 공수처 수사관을 30~40명까지 두도록 하고있다.

백 의원 법안은 공수처에 검찰 출신을 최대 절반까지 채울 수 있고, 권 의원 법안엔 그 제한마저 없다.

지청장 출신의 변호사는 "이 정도 규모면 서울중앙지검을 제외한 전국 3개 검찰청 특수부를 합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방배동 자택에 들어서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사퇴 전까지 검찰의 특수부 축소 방안을 추진했다. [뉴스1]
공수처, 檢 3개청 특수부 합한 규모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 검사는 50여명에 달하지만 다른 지방 검찰청의 경우 검찰청당 특수부 소속 검사는 6~8명에 불과하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할 고위공직자비리가 전형적인 검찰 특수부 수사"라며 "검찰 특수부를 전국 3개청에만 남겨두겠다는 현 정부가 3개 검찰청 규모의 특수부를 또다시 늘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검 미래위원회 위원을 맡았던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제대로 된 수사를 하려면 결국 검사 또는 검사 출신 변호사로 상당수를 채워야 할 것"이라며 "검찰 견제 기관이 아닌 검찰의 '작은집'이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 대상 7000명, 기소대상 5100명
현재 논의 중인 공수처 법안 모두 검찰과 마찬가지로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

2017년 11월 공수처 설치법 제정 당정청 회의가 열렸던 당시 조국 민정수석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 수사 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판·검사와 군 장성, 고위공직자 등 7000여명이며 기소 대상은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 5100여명으로 한정했다.

그외 수사 대상의 경우 공수처가 수사하고 검찰이 기소한다. 검찰이 공수처와 의견을 달리할 경우 공수처장은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여당에선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한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 말한다. 이 역시 '검찰 견제론'을 바탕으로 검찰의 '기소 독점권'을 견제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시민단체에선 오히려 국회의원과 청와대 등 권력기관 관계자도 기소 대상에 포함하는 더 강력한 공수처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 단체선 "더 강력한 공수처 필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의원와 청와대 관계자를 기소할 수 없는 공수처는 '이빨 빠진 호랑이'에 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처를 반대하는 측에선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시점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공수처 설치는 이를 역행하는 모순에 가깝다"고 말한다.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수처에 너무 많은 권력을 쥐여준다는 것이다. 금태섭 의원은 "수십년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기 어려웠는데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공수처는 그런 착한 기관이 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여야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대표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논의했다. 변선구 기자
현재 패스트트랙에 키를 쥐고있는 바른미래당은 권은희 의원안에 이런 공수처의 우려를 덜어낼 보완책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권은희 안 합의 가능성
권 의원안은 공수처장 임명시 국회 동의를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했고 공수처가 기소권을 행사할 때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에 최종 판단을 받도록 했다. 미국의 대배심 제도를 차용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권은희 의원 안으로 공수처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민주당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오전 전남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뉴스1]
민주당(128석)은 바른미래당(28석)의 협조만 있다면 대안신당(9석)과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4석)과 함께 한국당 없이 10월 29일 본회의에 공수처 법안을 올려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여전히 백혜련 의원안을 선호한다"면서도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의견을 경청해 합의를 모아갈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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